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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인도 페루 등에서 푸른 눈을 가진 사람들의 나라 스웨덴으로 어느날 갑자기 입양돼 온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다. 어느 한국입양아의 기록에는 ‘우리들은 우주시대의 모글리 같이 스웨덴으로 날아왔다’고 표현했다. ‘모글리’는 정글북에 나오는 정글에서 늑대와 같이 생활하다 마을로 돌아온 아이의 이름이다.
해외에서 아이들을 입양해 성년으로 키워낸 스웨덴 양부모들이 살아온 이야기 열여덟 편과 세계정신분석학회 회원인 엮은이가 스웨덴에서 겪은 수많은 해외입양 이야기를 책 한권에 담을 수 있을까. ‘스웨덴이 기른 우리 아이들’이라는 부제의 이 책은 양부모들의 절반 이상이 대한민국 아이를 양아들 양딸로 맞은 부분을 강조했다. “어느 날 뒤뜰에서 남자애들이 한국에서 입양된 같은 또래의 아이를 둘러싸고 코가 납작하다며 놀렸다. 그러나 이 입양 소년은 기죽지 않고 오히려 한심하다는 듯이 되받아쳤다. ‘한국사람은 원래 코가 납작하다. 너희는 그것도 모르냐’고. 이 광경을 창 너머로 지켜보던 소년의 어머니는 아이의 자신감과 용기에 감탄했다.” -본문 240쪽. 이 책은 단지 입양아와 그 부모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인생을 살아가며 자신의 삶과 꿈, 그리고 종종 겪는 실망과 위기에 대해 우리의 자세를 다시 한 번 돌이켜보게 하는 교육서다. “우리는 마르쿠스에게 입양아라는 사실을 어릴 때부터 이야기해주었다. 가끔 마르쿠스는 자기가 내 뱃속에 들어 있었는지 슬그머니 물어보곤 했다. 무심결에 ‘응’이라고 대답하면 아이는 대뜸 ‘그렇지 않아. 난 엄마 뱃속에서 나오지 않았어’라고 말했다. 햇살 좋은 어느 날, 나는 아이와 그림자놀이를 하고 있었다. 마르쿠스는 나의 그림자와 겹치도록 내 뒤에 서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엄마 뱃속에 있게 됐네.’” -본문 130쪽 중 1973년 한국에서 태어나 이듬해 스웨덴으로 입양된 마르쿠스 이야기 중에서.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기사링크: http://www.naeil.com/news/NewsDetail.asp?nnum=470500 | ||||
스웨덴이 기른 우리 아이들 … 그곳에는 ‘갈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