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한국전쟁 이후 16만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됐다.
외국으로 입양된 우리의 아이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의 바람대로 이곳에서보다는 행복한 삶을 꾸려가고 있을까? 아니면……? ‘아름다운 인연-스웨덴이 기른 우리 아이들’은 친부모와는 살 수 없게 된 해외의 아이들을 자식으로 맞아들여 성인으로 키워낸 열여덟의 스웨덴 양부모들이 쓴 해외입양 수기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대한민국 아이를 입양했다. 누구나 어렸을 적 “넌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라는 어른들의 놀림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런 적이 있다. 설마 하는 의심 속에 슬몃슬몃 느껴지던 두려움과 슬픔 또한 생생히 기억난다. 저자인 양부모들이 입양한 아이들은 한국, 페루, 인도 등지에서 왔다. 푸른 눈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나라 스웨덴으로 입양되어 오는 순간 아이들은 자신들과는 다른 외모를 지닌 사람들과 살게 된 것이다. 이 아이들이 느꼈을 두려움의 크기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 책에 나오는 어느 한인 입양아는 자신이 스웨덴 공항에 처음 도착한 순간을 “우리들은 우주 시대의 모글리같이 스웨덴으로 날아왔다”라고 표현했다. ‘모글리’는 ‘정글북’에 나오는, 정글에서 늑대들과 생활하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돌아온 아이의 이름이다. 자라면서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까망 대가리’, ‘이런 수입품 같은 녀석’과 같은 말들을 듣기도 했다.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에게조차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며, 자신이 발붙일 곳을 찾기 위해 투쟁하며 아이들은 자랐다. 그들은 지금 성인이 되었고 어엿한 가정을 이루거나 스스로 세상을 등지기도 했다. 그들 곁에는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본 양부모들이 있었다. 기나긴 시간 아이를 기다리고 꿈꿔온 이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느꼈을 상처와 기쁨과 좌절과 성공을 그 어떤 부모보다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며 응원했다. 이 책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덴마크 만화가 스톰 피(Storm P.)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부모님은 당신들이 원하던 아이를 얻지 못했다. 나는 그들이 우려하던 그런 아이였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됐을까? 그 아이는 어떻게 됐으며, 그 부모는 어떻게 됐을까? 우리는 과연 우리가 꿈꾸던 아이를 얻었을까? 반대로 아이는 자신이 원하던 부모를 만난 것일까? 그렇다. 아마도 양부모를 포함해 모든 부모들은 자신이 꿈꿔온 것과는 다른 아이를 얻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됐을까?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다. 마침 11일은 ‘입양의 날’이다. 이날 보건복지가족부 주최, 대한사회복지회 주관으로 진행하는 제4회 ‘입양의 날’ 기념식이 삼성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오후 2시부터 열린다. 이장휘 사람과책 편집실장 기사링크: http://www.segye.com/Articles/NEWS/CULTURE/Article.asp?aid=20090508002917&subctg1=&subctg2=&sid=3400002 | ||||
편집장과 한권의 책] 아름다운 인연: 우리는 과연 우리가 꿈꾸던 아이를 얻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