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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세기 초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천문학 발전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천문학은 ‘구경병(aperture fever)’ 덕분에 발달했다. 망원경의 크기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는 천문학자들이 망원경 사이즈를 키우고 성능을 높였다. 덩달아 더 큰 우주가 보였다.
굴절 망원경 출현 60년이 지났을 때 반사 망원경이 등장했다. 프랑스인 로랑 카세그레인의 공로다. 아직도 거의 모든 대형 망원경이 카세그레인의 망원경 배치를 그대로 따를 정도로 중요한 발명품이다. 19세기 아일랜드의 윌리엄 파슨스는 ‘파슨스타운의 레비아탄’을 만들었다. ‘나선 성운’을 60개 이상 발견해낸 위대한 망원경이다. 현 시점 최고 성능 망원경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대천문대’다. 허블 우주 망원경(1990년 발사, 자외선과 가시광선 관찰), 콤프튼 감마선 망원경(91년 발사, 2000년 궤도 이탈), 찬드라 X선 망원경(99년 발사), 스피처 우주 망원경(2003년 발사, 적외선 관찰) 등 4개를 가리킨다. 칠레의 체로 파라날 산 꼭대기에서는 세계 최대규모 광학 망원경(VLT)이 조립되고 있다. 유럽 남반구 천문대가 건설 중인 이 매머드급 망원경은 8m짜리 망원경 네 개를 통합, 독자적으로 사용 가능토록 돼있다. 연결하면 16m 단일 망원경으로도 쓸 수 있다. 이 가운데 3개는 이미 작동 중이다. VLT가 전부인 것도 아니다. 지름 25m에 이르는 거대 망원경도 설계되고 있다. 분할 거울 기술을 적용, 유리 거울 1장 대신 컴퓨터가 조정하는 작은 조각 거울들로 구성한다. 우주의 비밀과 첨단기술의 경계, 그 곳에 망원경이 놓여 있다. 프레드 왓슨(앵글로 오스트레일리언 천문대) 지음, 장헌영(경북대 천문대기학과 교수) 옮김, 368쪽, 1만2000원, 사람과책 | ||||
망원경으로 떠나는 4백 년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