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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하긴 힘들어도 느낌으로는 알 수 있다. ‘쿨’은 분명 존재하는 개념이다. 멋지다는 뜻의 형용사만은 아니다. 도저히 가늠할 수 없어 보이는 유행과 대중문화의 변천에는 바로 이 쿨이란 내재적인 흐름이 들어있다. 왜 리바이스 청바지는 더이상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지 못할까 ‘쿨’하지 않기 때문이다. 리바이스 청바지가 ‘뜬’ 것도 당시에는 쿨했기 때문이었다.
쿨을 이해하는 것은 현대 대중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쿨이란 개념이 비교적 최근에야 ‘쿨’이라고 이름붙여졌을 뿐, 그 연원과 흐름은 결코 최근의 현상이 아니다. 유행하는 음악이나 의상과는 상관없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핵심코드는 존재하고, 새 세대는 늘 전 세대의 이런 코드를 거부하면서 세련되게 만들고 치장해왔다는 점이다. 지은이들은 쿨이란 결코 특정 현상이나 유행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반응하는 어떤 태도라고 정의한다. 쿨은 개인의 개성에서 비롯되며, 이 개성은 나르시시즘과 역설적 초연함, 쾌락주의를 드러낸다고 본다. 지은이들은 이 쿨의 뿌리를 뜻밖에도 고대 아프리카 문화에서 찾는다. 서아프리카 요루마 문명의 ‘이투투’, 곧 ‘관대하고 우아한 능력’을 뜻하는 말이 그 기원이란 것이다. 아프리카 전사들의 사회에서 젊은이들의 공격성을 억제하는 이 윤리가 신대륙으로 끌려간 노예들에 의해 고된 현실 속에서 인간적인 자존을 지키는 자기 방어의 메커니즘으로 변형됐다는 분석이다. 이어 현대에 접어들면서 이 행동방식은 산업사회의 적응 과정에 대항하는 젊은이들의 저항형식으로 되어 청년문화로 이어져왔다고 풀이한다. 그리고 지금, 후기 산업소비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와 쿨은 반항적 지위를 잃고 소비시대의 지배적 윤리로 변했다. 쿨의 법칙을 아는 자가 문화산업과 소비산업을 지배한다. 이제 현대인들은 대중문화 속에서 끊임없이 변형되고 때로는 복제되는 쿨을 소비하면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한다. | ||||
고대 아프리카부터 오늘까지 젊은이들은 늘 ‘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