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생명엔 영혼이 깃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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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책마을 | 이기환 기자 | 2003.0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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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인인 존 슈테판은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이 1백만원을 넘는 곰발바닥 요리를 주문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한국인들에게 웃돈을 주고 돌려보냈고 죽을 뻔한 곰 3마리를 구입, 시드니 타롱가 동물원에 보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구출된 곰들이 동물원 우리 안에서 뒷발을 빨면서 흐느껴 우는 게 아닌가. 바로 곰발바닥 요리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을 겨냥한 ‘눈물의 호소’였다.
앵무새 ‘부르노’는 베네딕스 부부의 집에서 20년간 살아왔다. 어느 날 낯선 남자가 들이닥쳐 혼자 집을 지키던 베네딕스 부인을 밀어붙였다. 부인이 “여보, 도와줘요”라고 외치며 속임수를 썼지만 외판원은 피식 웃을 따름이었다. 그런데 위층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데?”. 앵무새 부르노의 외침이었다. 남자는 “나 살려라” 하고 도망쳤다.
동·식물들도 정말 이와같은 ‘영혼’을 갖고 있을까. 저자는 나름대로의 감각과 지각을 가진 어엿한 생명체라고 굳게 믿는다. 벌을 유난히 사랑해온 사람이 죽자 무덤가에 몰려와 ‘윙윙’거리며 십자가에 앉은 꿀벌들과 무려 256개의 단어를 구사하는 침팬지, 어려운 수학문제를 거침없이 풀어내는 말, 눈물 흘리는 중국의 고목, 그리고 시를 짓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살구나무…. 그저 동물적인 본능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놀라운 능력이 아닌가. 외국에 나가 뱀이니, 곰발바닥이니 하며 이른바 보신관광이나 하는 ‘추악한 한국인들’이 제일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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