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일본국 파산
국민일보 \| 김현덕 \| 2001-10-23

현재 일본 열도에는 극도의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실업 불안, 금융기관 불안, 연금 불안 등이다. 가장 큰 위협은 바로 '국가파산'에 대한 불안이다. 책은 이미 90년대초 초(超)엔고, 장기 불황, 금융기관 파산을 적중시켜 일본을 놀라게 했던 일본 경제저널리스트 아사이 다카시의 2권짜리 저작중 첫권인 '경고편'이다.
바로 2년뒤인 2003년에 대일본국이 95％로의 확률로 파산한다고 경고하는 저자는 엉망진창이 돼버린 일본정부의 심각한 재정 상태를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국가채무를 800조엔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하는 저자는 이 차입금을 1만엔권으로 쌓았을 때 에베레스트산의 800배 높이에 달하며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나갈 정도"라고 비유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엄청난 채무가 발생하게 된 최근 10년간 3차례에 걸친 '엄청난 오산'을 분석하고 수치들을 제시한다. 첫 오산은 땅값이 하늘을 찌를 수준까지 올라 "도쿄 23구의 땅값으로 미국을 송두리째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80년대말. 이를 미국을 앞지른 경제수치로 기뻐하던 일본은 이후 엄청난 주가대폭락을 겪는다.
두번째 오산은 뒤 이어 부동산가격이 떨어지자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사들인 것. 이후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붕괴되자 개인과 기업의 무참한 파산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오산은 90년대 중반 불황의 위협을 너무 늦게 깨달은 정부가 막대한 공공예산을 투입, 금융기관을 구제하고 경기부양을 서두른 것.
이 오판으로 점철된 '잃어버린 10년'으로 국가파산을 목전에 뒀다는 외치는 저자의 경고는 우리도 되새겨봐야할 교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