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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미국이란 경쟁사회에서 도태된 한 사내의 자기고발이다. 실직한 자신에 대한 철저한 자기모욕을 통해 효율성만을 쫓아 발전해간 미국인으로서의 자기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책의 전반적인 주제인 경쟁에서 벗어난 자의 행복, 노동의 기쁨, 적게 쓰고 적게 욕심내는 자의 안온함은 그런 점에서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조사로 읽힌다.
저자 돈 슈나이더는 어느날 다니던 대학에서 해고 통보를 받으면서 기나긴 실직의 삶을 시작한다.그때까지 그는 오로지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앞으로만 나아가던 ‘잘나가던 영문학자’였다. 책은 차분한 어조로 해고통보 받던 날을 묘사하며, 한 가장으로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듯했던 당시의 심정을 꼼꼼하게 적어간다. 반대로 그때까지 자신과 가족이 누리던 미국 중산층의 평화로운 삶을 대비하며 자신이 그때까지 지킬 수 있었던 삶이 얼마나 허상이었는지를 적어간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주택, 풀장, 행복한 아이들과 아내,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행복한 삶이 어느날 해고 통지 하나로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록한다. 저자는 이른바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사람으로, 하층민 출신의 부모 아래에서 순전히 자신의 노력을 통해 명문대를 졸업하고 열심히 일해서 지금까지 대학교수로 자리잡았다. 이제 막 아이비 그룹의 언저리에 있는 명문대 콜케이트 대학의 교수까지 왔다.그러나 그의 전진은 여기서 멈춘다. 결국 그는 자신의 친구들,출신성분이 좋고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그의 친구들과의 동창회에서 자신이 이들과 다른 삶을 살게 되어 있으며, 이들과 자신은 가야할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친구들은 저자가 대학시절 탐욕스럽게 독주하려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친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저자의 행위들을 지적한다. 아직 40대 초반인 저자는 그때부터 2년 반 동안 모두 1백1개의 대학에 교수직 희망원서를 보내나 모두 거절 당한다. 그때부터 저자는 자신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좌절과 고통을 차분하게 적어간다. 아이들의 실망, 아내의 묵묵한 지켜봄, 허무주의로 빠지는 인생, 그 과정에서 저자는 청소부, 골프장 심부름꾼 등을 해보지만 모두 얼마하지 못하고 그만둔다. 결국 영세민구제 정책에 의지하며 사는 빈민층으로 전락한 삶을 영위하며 저자는 자신을 돌이켜보게 된다. 아버지와 친척들, 장인이 하고 있는 평범한 노동자의 삶을 들여다 보게 되고 몸으로 일하는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아이들과 아내에 대한 사랑은 변화한 자신의 삶을 인정하게 만들고 그는 우연한 기회에 공사장으로 일하러 가게 된다. 결국 그는 사회적 성공만을 쫓아가던 자신의 허상을 버리고 주어진 조건을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지금 그는 목수이자 페인트공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으로 인하여 성공한 저술가가 되었다. 김정우 옮김. | ||||
◎막일꾼된 실직교수 수기… 경쟁사회 탈출 안온함 그려